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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시론] 진정한 한·미 공동비전 관건은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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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6   6398 
중앙일보 [시론] 진정한 한·미 공동비전 관건은 신뢰다

홍규덕 숙명여대 사회과학대학장


‘한·미 동맹을 위한 공동비전 선언’이 16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채택됐다. 지난 60년간 유지해온 군사적 성격의 동맹을 보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방향으로 격상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동비전에는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고한 공약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진전을 위한 노력부터 녹색성장·우주협력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까지 모든 분야를 망라했다. 무엇보다도 한반도를 벗어나 지역적 역할을 찾고 범세계적 범주의 전략동맹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는 점이 새롭다.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동맹관계도 변화를 피해 갈 수 없다. 학자들은 동맹관계란 쇠퇴하게 마련이며, 특히 공동의 위협이 사라지거나 분담비용에 관한 불만이 커지거나 세대 차이에 따른 생각의 변화가 동맹 지속을 어렵게 만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한·미 동맹관계는 공산주의 침략을 저지해야 한다는 강력한 공동위협이 존재했기에 이만큼 발전해 왔다. 그러나 지난 10년 북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한·미 동맹 관계에도 내홍의 조짐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민족공조’와 ‘한·미 동맹’이 마치 영합(제로섬)관계인 것처럼 대립 각을 세우면서, 심지어 한·미 동맹의 강화가 민족공조를 와해시키는 원인이 된 것처럼 주장하는 수정주의적 사고가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이러한 편협한 사고방식에서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로 하여금 양국 동맹의 미래비전 가치를 인정하고 여기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다.

당장은 북핵 위협 때문에 빈틈없는 공조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통일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선언의 진정한 의미는 한반도를 떠나서도 양국이 협력을 지속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지난 4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확인했듯이 우리가 주장한 보호무역의 폐지 필요성과 우리만의 금융위기 극복 경험, 불황 탈출을 위한 전략은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세계 60억 인구가 함께 호흡할 가치를 창출하고 한민족 특유의 열정과 에너지로 승부한다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

공동비전의 선언은 우리에게 희생과 비용을 요구할 것이다. 진정한 전략동맹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부담을 감내할 수 있는 역량이다. 미국인들이 지난 100여 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믿어온 가치는 ‘민주주의가 가능하도록 세상을 안전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우리 역시 그런 미국인들의 믿음과 희생 덕분에 기적과도 같이 모든 불가능한 조건들을 극복하고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상을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우뚝 서게 됐다. 특히 전쟁의 폐허 속에서 민주주의를 꽃피운 거의 유일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과 함께 세상을 도울 자격이 있다는 증거가 된다.

미국이 지난 수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얻은 교훈은 신이 부여한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조차도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래비전 선언은 바로 한국이 미국의 든든한 조력자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점을 세계에 표방한 것이다. 우리가 미국을 도울 수 있는 일은 세계 각지의 소외된 계층들을 중심부에 연결해 그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북한이나 아프가니스탄은 대표적인 소외지역이며 이들에게 희망을 전파하는 일보다 중요한 핵심가치란 없다. 이제 남은 일은 성숙한 세계국가로 나가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정부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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